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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칼럼
 
작성일 : 16-02-06 05:16
감사의변
 글쓴이 : 코리안저널
조회 : 1,833  
그동안 고광민의 교육토크라는 칼럼으로 독자들을 지면으로 찾아뵌 지도 벌써 70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격주로 칼럼을 썼으니 2년을 훌쩍 넘어서 거의 3년이 되어가는 것 같네요. 그동안 교육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별로 도움이 안 되는 훈수를 드린 것 같습니다. 독자들께서 저보다도 교육에 대해서 직. 간접적으로 더 잘 아시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원래 제 성격은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 보다는 제가직접 하는 성격인데 칼럼이라는 속성상 혹여 제가 뭘 가르치는 듯 한 느낌을 받으셨다면 이 지면을 통해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이런 저런 형태로 학생들을 지도해 왔습니다. 사실 처음 일리노이 샴페인에서 학원을 설립할 때에는 적성에 잘 맞지 않는 회계학박사 과정을 때려치우며 뭐라도 해야 했는데요.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그나마 수년간 이미 많이 해 본 튜터링을 법인체를 통해서 ‘잠시 동안만 하자’, 뭐 이런 마음을 지녔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니 학생들의 성취에 대해 기쁨도 느끼고 학생들 과정도 들고 하더군요. 2002년에 달라스로 이주한 이후로는 학원을 전업으로 여기고 나름대로 지닌 ‘개똥철학’을 제 학원 운영에 투영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칼럼을 마감하면서 이 ‘개똥철학’을 잠시 나누고 마지막 원고를 마치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충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우리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런 기대가 너무 커서 아이들을 압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우리가 경험한 것,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우리 눈에 좋아 보이는 것에 근거해서 아이들의 미래를 특정한 방향으로 빚어 보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과 갈등이 시작되고 마찰이 잦아지며 격돌이 일어나기도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서로에게 애증을 동시에 느끼는 기묘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지난 25년간 학생 지도를 통해 제가 얻은 한 가지 결론은 교육과잉은 교육결핍보다 더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 우리 아이들 중에서 교육의 혜택을 못 받는 학생들은 거의 없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학교를 못가거나 책을 사고 싶은데 책을 못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문제는 교육과잉에서 비롯됩니다. 아직 고사리손을 지닌 어린 자녀에게 하루에 몇 페이지 씩 산수 문제를 풀어라, 하루에 단어를 몇 개 외워라 등등의 주문을 합니다. 아이를 이런 식으로 책상 앞에 최소한 몇 시간 이상씩 앉혀놓으면 공부하는 습관이 생긴다고 믿으면서 말이죠.
오랜 관찰 끝에 얻은 저의 결론은 이런 방식으로는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잃게 하여 극히 수동적으로 만들고 결국 부모의 압박에 못 이겨 책상 앞에 앉아서공부하는 흉내만 낸다는 것입니다. 공부에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산수를 억지로 안 시켜도 됩니다. 그냥 학교 숙제 정도 하고 책이나 마음껏 읽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아이가 어떤 책을 읽는지를 잘 모니터하셔서 아이들이 볼 만큼 쉬운 문학작품, 위인전, 과학상식, 역사 등 아이들이 폭넓은 상식, 문학적 소양, 지적인 호기심을 기르도록 양서들을 아이들의 독서목록에 추가하시고 도서관에서 빌리시거나 서점에서 책을 사 주십시오.
수학 공부는 초등학교 5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에 시작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Pre-Algebra 부터는 개념학습이 매우 중요하니 수학 공부를 할 때 핵심 개념들을 정확하게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개념을 문제 풀이를 통해서 원리에 근거하여 적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일단 정확하게 배웠으면 다양한 문제를 통해 원리와 적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수학 공부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절대로 공식이 아닙니다. 수학 문제를 틀린 이유도 공식을 까먹어서가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적용을 잘 못했거나 둘 다 입니다.
영어 같은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해력입니다. 많이 읽는 것도 좋겠으나 정확하게 읽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분석적인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새로 바뀐 SAT 영어에서 평가하는 능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분석적 독해력’ 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읽은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객관식 문제풀이가 될 수도 있고 요약하는 훈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양’ 보다 ‘질’ 입니다. 시중의 문제집을 죄다 풀어본다고 해도 엉성하게 지문을 읽고 엉뚱한 답을 찾으면 이는 시간낭비 일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지 않고 피해를 주거나 페어플레이 하지 않고 남을 속이고 성실하게 흘리는 땀의 가치를 부정하고 무임승차하려고 할 때 우리 부모들은 매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설사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어도 정정당당하게 룰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경합에 임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도와주느라 무언가를 포기하고 희생했을 때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천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치고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합니다. 그리고 학습적인 부분에 있어서 지나친 간섭을 줄이고 자율성을 길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간 일천한 지식과 쓴 글을 70회나 연재해 주신 코리아저널과 경박한 소견으로 두서없이 적은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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