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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칼럼
 
작성일 : 15-08-01 04:53
우리 자녀 성공 비결 - 성공을 부르는 키워드 감사 시리즈 9
 글쓴이 : 코리안저널
조회 : 1,012  
■ 낮잠
 
1989년 겨울 저는 학력고사를 치러 갔다. 88학번이 시험을 보는 1987년 부터 학력고사가 선지원 후시험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는 학력고사를 본 후 본인의 점수를 보고 대학에 지원하는 식이었는데 선지원 후시험은 이전까지 모의고사와 배치고사를 통해 본인의 점수를 가늠한 후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특정 학과에 지원을 먼저 한 후 시험날에는 자신이 지원한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는 시스템이었다.
부산이 집인 나는 시험을 며칠 앞두고 어머니와 함께 짐을 싸서 서울행 열차를 타러 갔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좀 창피하지만 며칠 동안 뭘 공부를 할 거라고 여행용 가방에다가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을 가득 채웠다. 몇 십 킬로에 육박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서울역 계단을 낑낑거리며 올라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머니께선 옷가지 등을 잔뜩 넣은 다른 가방을 들고 앞장을 서셨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드디어 시험 치기 전날 밤이 되었다. 나는 농부형 인간이라 평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게다가 잠도 잘 자는 편이라 보통 베게에 머리만 대면 곧 잠에 곯아떨어지는데 그날은 저녁 식사를 하며 형과 마찰이 있어서 그런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화가 나서 씩씩거리느라 자려고 하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났다.
겨우 새벽에 잠이 들어 한 서너 시간밖에 못자고 일어나니 자식을 끔찍이 아끼시는 우리 어머니께서 내가 좋아하는 고기 위주로 푸짐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으셨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니 소심한 내가 시험장에서 벌벌 떨까봐 걱정하신 어머니께서 우황청심환을 주셨다.
학교 정문은 막힌다고 해서 학교 후문으로 갔다. 늦지도 않았는데 괜한 걱정에 일부러 계단을 급하게 뛰어 내려가다 크게 자빠질 뻔 했다. 정신없이 시험을 치를 강의실을 찾아 들어가니 심각한 얼굴을 한 경쟁자들의 낯선 얼굴들이 강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같은 학과를 지원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긴장감이 밀려 왔다. 1교시 국어와 국사를 뛰는 가슴을 눌러가며 치르고, 2교시 수학과 사회과목 중 2과목에 해당하는 사회와 지리를 정신없이 보고 나니 즐거운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를 많이 아끼시는 어머니께는 점심도 푸짐하게 준비 하셨다. 보온밥통에 정성껏 준비하신 소고기, 나물, 김무침, 고깃국 그리고 따뜻한 쌀밥을 든든하게 먹었다. 원래 음심을 절대로 남기지 않는 습관이 몸에 벤 터라 어머니께서 싸주신 음식을 밥알 한 톨,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도시락 통을 비웠다. 
드디어 3교시 영어와 제 2 외국어인 독어(우리 학교는 모든 학생이 독어로 통일) 시간이 되었다. 영어 문제부터 후다닥 해치우고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데 엄청난 졸음이 몰려 왔다. 아침에 나를 긴장시킨 학생들도 점심 먹으면서 보아하니 별반 특별한 구석이 없는 것 같아 긴장감이 풀어졌고 아침에 먹은 우황청심환의 부작용인 졸음유발이 두 눈두덩이를 강타하고 식곤증까지 겹쳐 자꾸 눈꺼풀을 끌어 내렸다. 평소에 잠을 잘 자던 제가 전날 밤 잠까지 설쳐 도저히 더 이상 문제를 풀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A 형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닌 나는 평소 좀 소심해서 집을 나갈 때에도 문이 잠겼는지 여러 번 확인 한다. 의사 결정을 할 때는 마지막까지 갈팡질팡 하면서 갈등을 한다. 그래서 막판에 마음을 바꾸어서 실패한 경험도 무척 많다. 그런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지금 생각해도 의아한데, 너무 잠이 오기에 영어 시험만 억지로 마치고 그냥 책상에 엎드려서 잤다. 그리고 한 25여분을 푹 잔 후 일어나서 독어 시험 문제들을 풀었다. 다행히 독어 문제들을 다 끝내고 답안지를 작성하자마자 시간이 끝났다.
나중에 같은 강의실에서 시험을 본 친구들 중 시험에 합격해서 같은 과에 진학한 친구들이 저에게 “아 그 때 시험 치다가 잠을 잔 그 미친놈이 너냐?”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제가 잠을 자지 않고 그냥 버텼으면 확실히 3교시 독어 시험을 완전히 망쳤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 비몽사몽간에 4교시 국어2, 국민윤리, 과학(생물) 문제들을 풀었을 것이고 아마 확실하게 4교시 시험도 망쳤을 것이다.
소위 Power Nap 이라고 하는 20여분의 낮잠을 잤기에 피로를 회복하고 남은 시험을 그럭저럭 치렀으며 그 덕분에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SAT 나 ACT 시험은 4시간 이상 걸리는 긴 시험이다. 이 시간 동안 높은 수준의 집중도를 유지하려면 학생은 시험을 치기 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중간에 잠이 오면 시험은 확실히 망치게 된다. 시험 치기 전날에는 공부를 더 하는 것 보다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평소에 공부를 할 때에도 잠을 줄여서 공부의 절대량을 늘리려고 하기 보다는 충분한 수면을 통해서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가지고 배운 내용을 쭉쭉 흡수하고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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